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 자유 토론

  1. 공현절기는 어디에?

    개정된 한국 성공회 기도서(2004)의 교회력에는 공현"절기"가 없다. 대신에 성탄절기 안에 공현일을 포함시켜 놓았다. 기도서(2004)는 분명히 개정공동성서정과(RCL)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RCL에는 명백히 공현절기를 표기하는데도 이를 적용했다는 우리 기도서 교회력에는 공현절기가 없는 것이다. 교회력따로, 성서정과표 따로인가?

    그 때문일까? 기도서(2004)에는 성탄절기와 사순절기 사이를 그저 연중주일과 연중주간으로 이름붙였다. 연중 주일은 어디서 시작하는가? 한국 기도서(2004)는 주의 세례일(1월 1일)을 기준으로 잡는다. RCL이나 세계 성공회의 주요 기도서들이 주님의 성전 봉헌(2월 2일, 다른 이름으로는 촛불절 Candlemas)을 시작으로 연중주일 혹은 보통주일의 시작으로 잡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게다가 연중주일과 주간에 해당하는 성서정과표는 "삼위일체 주일 이후"에 있노라고 붉은 글씨(루브릭)로 적어 놓았다. 여간 부자연스러운게 아니다. 출판부에서 수첩이나 성서정과표에 그해의 것을 만들면 되니까, 기도서에 나온 배열은 어때도 좋다는 생각이었을까? 기도서는 그냥 참고서라는 생각일까?

    그나저나, 공현절기 마지막 주일, 혹은 사순절기 마지막 주일은 대체로 "주님의 변모 주일"로 지킨다. 8월 6일에 있는 주님의 변모 축일과 같은 사건을 다루지만, 그 맥락은 사뭇 다르다. 공현일로 시작된 공현절기의 주제와 공현 마지막 주일(사순 직전 주일)의 주제에는 분명한 일관성이 흐른다. 그리고 그 변모 사건으로 한 시점을 접고, 우리는 사순절기로 이동하게 된다. 해당 복음서의 마지막 절인 마르코 9:9은 수난과 부활의 사건에 대한 암시를 드러낸다.

    그러나 우리 기도서의 교회력과 성서정과 탓에 공현 마지막 주일에는 그저 연중 주일 성서정과를 순서대로 적용한 걸 쓴다. 절기를 지켜 살아가는 우리 전례 전통에 대한 고려를 살필 수 없다. 절기와 시간에 의미를 두어 신앙의 여정과 겹치려는 교회력 전통이 안타깝다. 살펴서 고쳐야 한다.

    공동성서정과(RCL)와 세계 성공회 여러 기도서가 정하는 공현 후 마지막 주일(혹은 사순 직전 주일) 독서는 이렇다.

    2열왕 2:1-12
    시편 50:1-6
    2고린 4:3-6
    마르 9:2-9

    "Tradition is living faith of the dead, Traditionalism is dead faith of the living."
    2009년 2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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