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 전례 Q & A

  1. 영성체 시간에 떡과 잔을 나누다보면 성체를 받는 모양이 신자들마다 제각각이다. 심지어는 사제가 건네주는 성체를 손가락으로 빼앗아 오듯이 콕 집어 오는 이들도 있다. 뭐 획일적인 한 방법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반적이며 전통적인 방법을 신자들에게 한번씩 되새겨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초기 교회에서는 전례 교육이 신자 신앙 교육의 핵심이었다. 신앙(신학)과 전례는 불가분의 관계였던 탓이다. 성체를 받는 태도에 대한 자세한 매우 초기의 언급은 예루살렘의 주교 시릴 (Cyril of Jerusalem, 4세기)의 "신앙의 신비 교육" (Mystagogical Catecheses)에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태도를 한번 비춰 볼 일이다.

    "그러므로 [영성체를 하러] 앞으로 나올 때, 팔을 벌리거나 손가락을 벌려서 오지 마십시오. 왼손으로 오른 손을 바치도록 하십시오. 오른손은 왕을 맞이할 때 사용하는 것이니까요. [왼손으로 받쳐서 겹친 오른] 손을 펼치듯이 오므려서 그 안에 그리스도의 몸을 받으십시오. 그리고 "아멘"으로 대답하십시오. 그런 다음 그 거룩한 몸으로 여러분의 눈에 대어 눈을 축복한 뒤, 성체를 영하십시오. 이 때 한조각으로도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한조각이라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여러분 몸의 일부분을 잃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영한 뒤에 주님의 피가 든 잔(성작)으로 가십시오. 여러분의 손을 쭉 펴지 마십시오. 머리를 숙이고 아멘을 말하며 경외심을 보이십시오. 그리스도의 피를 받아 마셔 여러분 자신을 거룩하게 하십시오. 아직 입술에 그분의 피가 촉촉히 남아 있을 때, 손으로 그것을 만진 뒤 여러분의 눈과 이마, 그리고 다른 감각기관을 대어 거룩하게 하십시오."

    사족이지만, 되도록이면 성체를 성혈에 찍어 영하도록 하지 말고, 잔을 마실 수 있도록 격려했으면 한다. 포도주가 소비가 심하다고? 그럼 물을 많이 부으면 되지 않겠는가? 물을 부었던 이유는 원래 그런 것이었다. (신성과 인성의 합일을 의미한다는 식의 해석은 서방교회에서 8-9세기를 지나 12세기쯤에 확정된 과도한 상징주의의 부산물이었다. 한편 동방교회는 이것이 물이 성령의 부으심을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원래의 실용적인 목적과 실행이 이후에 의미가 과잉 부여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의미를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Tradition is living faith of the dead, Traditionalism is dead faith of the living."
    2007년 5월 14일 #
  2. 말이 나온 김에 관련하여 한가지 나누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영성체시 사제와 신자들의 시선이다.

    대체로 사제들은 성체를 줄 때 신자의 눈 높이로 성체를 들어 보인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또하나의 작은 성체 거양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굳이 그렇게 이름붙일 것까지는 없다.). 이것이 성체이니 똑바로 보라는 의미겠다. 이때 사제는 "그리스도의 성체"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신자는 그 말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똑바로 사제의 얼굴을 보고, 성체를 볼 일이다. 이는 또한 성체를 두고 사제와 (아멘으로) 대화하며 이루는 교감이요 나눔일테다.

    물론 우리 문화에서는 어른이 말하는 앞에서 눈을 똑바로 들지 않거니와, 성체를 고개 숙이고 손을 쳐들어 받는 것이 우리 경건심의 한 표현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성찬례가 갖는 공동체성과 평등한 나눔을 깊이 생각하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자세들을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이미 자기 식대로 경건과 신심의 자세를 몸에 익어 굳어진 분들께도 고쳐보자고 제안하기는 어렵더라도, 이제 막 전례를 배우는 어린이들이나, 젊은이들, 그리고 새신자들에게는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2007년 5월 14일 #
  3. 대전교구의 경우,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제가 성체에 보혈을 찍어 신자들의 입에 넣어 줍니다.
    신자들은 합장을 하고 제대에 걸어 나가서, 사제 앞에서 십자성호를 긋고, 사제가 주는 성체와 보혈을 영한 후에, 뒷 사람을 위해 옆으로 한두걸음 걸어가서 제대에 예를 표한 후에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대학교회 채플의 경우, 왼손을 오른속으로 받치고, 성체를 받은 후에, 받치고 있던 오른손으로 왼손위에 놓인 성체를 집어들어, 성체에 보혈을 찍은 후 영합니다. 보혈을 마시기를 원하는 사람은, 왼손위에 성체를 먼저 영한 후에, 성작을 받아들어 보혈을 영합니다.

    기왕 영성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영성체를 한 후에 입안에 성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정답이란 없는 것이겠지만요). 저의 경우는, 성체를 영한 후에 잠시 그대로 묵상하다가 꼭꼭 씹어 삼킵니다. 그리스도의 찢겨진 몸을 묵상하면서, 그 희생과 사랑에 감사, 그리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서 삶에 대한 반성과 결단 등을 묵상합니다. 쩝쩝 소리를 내면서 씹어먹거나 입맛을 다신다던가 하는 행동은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되겠지만, 씹는 행위 자체가 불경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2007년 5월 25일 #
  4. 늘 강조하는 바인데요, 제 식대로 이 문제를 생각해보는 방법을 언급하자면, 역사적/신학적/사목적 접근으로 이런 전례 행동을 살폈으면 합니다. 어떤 역사적인 근거 혹은 기원에서 사제가 직접 입에 넣어주는가? 이런 것은 어떤 신학적인 해석에서 나왔는가? 혹은 어떤 신학적인 근거가 있으며, 이것이 우리 성공회 전통의 신학과 부합하는가? 이것을 바꾸려 할 때 혹은 보존하려 할 때 고려해야 할 사목적인 관심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서 한 공동체 내의 세대 간 차이의 문제 등...

    2007년 6월 5일 #
  5. 익명
    미등록

    제가 대전교구 소속의 원주교회의 감사성찬례에 몇 번 참석했을 때, 그 교회에서는 신자들이 제대로 나아가 성체를 먼저 영하고 보혈잔을 받아 각자 한 모금씩 마시는 형식이었습니다. 개 교회마다 다양한 것 같습니다.

    2007년 6월 5일 #
  6. 오늘 성소주일 연합 미사에서 여러분은 어떻게 영성체를 하셨나요?

    2007년 9월 16일 #
  7. dhkim1023
    회원

    감사 성찬례시의 사사로운 우리(사제와 회중 모두)의 행동 하나하나에도 그리스도를 묵상할 수 있고 우리의 기도를 담아 낼 수 있는 귀한 가르침이 담겨져 있음을 새삼 느껴봅니다. 예전의 개혁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우리 예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천이 선행될 때 보다 올바른 개혁의 의지가 우리안에 드러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07년 9월 26일 #
  8. 익명
    미등록

    어떻게 성체를 받습니까?
    (주인돈신부)

    성찬을 받는 방법에 대하여 정리한 글을 올립니다.

    (1) 성공회에서는 세례를 받은 사람은 성찬식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견진성사를 받은 신자들에게만 성체를 영할 자격을 주었지만 지금은 교파를 초월하여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세례를 받은 신자들은 누구나 성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2)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시는 새로운 양식과 음료인 성찬을 받으러 제단 앞으로 나아 올 때의 마음가짐은 경배와 깊은 신심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합니다. 성체를 받을 때의 마음가짐은 성체를 받기 전후의 기도문이 잘 나타내 줍니다.

    영성체 전의 기도
    우리의 위대하신 대 사제이신 예수여, 전에 당신의 제자들과 함께 계셨듯이 우리와 함께 계시고, 떡을 뗄 때 우리로 하여금 당신을 알게 하소서. 주님은 성부와 성령과 함께 지금과 영원토록 살아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영성체 후의 기도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은 기묘한 성사를 통하여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수난을 기념케 하셨나이다. 비오니,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거룩한 신비의 몸과 피를 공경케 하사, 우리 자신 안에서 언제나 당신의 구속의 열매를 인식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지금과 영원토록 살아 다스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하나이다. ◉ 아멘.
    (3) 성체를 받는 관습은 교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두 가지 방법으로 성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은 성체와 보혈을 직접 받아먹는 방법입니다. 두 손을 앞으로 내어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합니다. 그리고 한 손을 다른 손 위에 얹고 포갭니다. 그리고 손을 얼굴 높이로 들어올립니다. 이는 생명의 양식을 향한 당신의 열망과 경배의 뜻도 있지만 축성된 성체를 가지고 사제가 허리를 숙일 때에 성체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성체를 입으로 가져갑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보혈을 받을 때에도 두 손으로 성작을 잡고 살짝 들어 올려 입으로 가져 간 다음에 입에 뎁니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오른 손으로 성체를 보혈에 적셔서 받는 방법입니다. 먼저 왼손이 위로 오게 하고 성체를 받습니다. 오른 손으로 성체를 집고 보혈에 적셔서 받습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성찬을 나눠주는 사람이 성체를 직접 찍어 받는 사람의 혀에 넣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성찬을 받을 때에 십자성호를 하고 장엄 경배(궤배)를 하는 것은 교회의 관습에 따라 그리고 개인의 신앙의 표현에 따라 행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의 피”라고 성찬을 베푸는 사람이 말을 할 때에 ‘아멘’이라고 응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 전통적으로는 성체를 거룩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받기 위하여 성찬예배 약 2시간전에는 음식을 들지 않았습니다.

    (6) 초대교회의 전통에 의하면 주간의 첫 날인 주일마다 성찬을 지킨다는 관습이 있었고(사도20:7), 오순절 후 얼마 동안은 매일같이 행해진 때도 있었습니다.(사도2:46) 그리고 그 후 시대에는 교회마다 약간씩 다른 관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에서는 매주일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주일은 예수님께서 새로운 창조의 첫 열매로서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하신 날로서 매 주일은 ‘작은 부활의 날’ 입니다. 우리는 매 주일,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그리스도의 살과 피인 성체와 보혈을 영함으로써 영혼의 양식을 얻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찬예배를 통하여 생명을 얻고 더 풍성히 얻으며, 장차 올 하느님 나라의 잔치의 기쁨을 미리 맛보면서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까지 이 예식을 행합니다.
    우리가 매 주일에 성찬에 참여하면서도 매일 성찬예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여러 번 성찬예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회에서는 성찬예배에 참여할 때마다 성찬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왜냐하면 성찬의 전례는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한 빵과 한 잔을 나누어 먹고 마시는 것을 통하여 우리들은 그리스도와, 형제 자매와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7) 신병이나 사고로 교회에 나오지 못하였지만 성체를 영하기를 원한다면 관할사제에게 연락하여 성체를 영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이런 위급한 경우를 대비하여 성막 안에 성체를 모시고 있으므로 원한다면 언제든지 사제에게 요청하면 됩니다. 성공회에서는 사제뿐만 아니라 부제 그리고 평신도들 중에서 훈련받은 성체봉사자(Lay Echuca- ristic Minister)들이 축성된 성체를 모시고 집이나 병원 등으로 가서 성체를 베풀어줍니다.

    2007년 10월 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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