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 전례 자료

  1. 올린이 주: 약 7-8년 전에 프란시스 수도회를 도우면서, 크리스토퍼 존 수사와 함께 전례에 관한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요청하여 번역한 전례에 관한 짧은 글들이 있었지요. 지난 번에 올린 세계 성공회 전례 협의회 선언을 번역하면서,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소식지로 출간이 된 적이 있고, 프란시스 수도회 웹사이트 http://francis.or.kr 에도 있으나, 이를 자료화하고, 곧바로 인쇄하여 전례 교육에 사용했으면 해서, 크리스토퍼 수사의 허락을 받아 여기에 다시 게재합니다. 같은 내용을 pdf 화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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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례의 토착화

    프란시스 수도회 크리스토퍼 존 형제 Br. Christopher John SSF
    (번역: 주낙현 신부)

    내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만날 때마다 그들은 한국에서 겪는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일들 대해서 말하곤 한다. 그들은 대체로 한국 교회의 규모와 숫자 또는 교회에 대한 신자들의 열성에 대해 자주 놀라움을 표시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서양식 일색인 예배의 형식이다. 성공회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외국인들은 많은 성가 19세기 미국이나 영국의 개신교 찬송가라는 사실에 의아해 한다. 또한 시편을 영국의 대성당들에서 전래된, 16세기 영어 리듬에 맞춘 형식으로 노래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다. 교회 건축물과 그 내부 장식들도 대체로 서양식인 것을 보고 놀란다. 그래서 그들은 나에게 한국의 그리스도교인들는 그리스도교 자체를 유럽의 문화적 장식물을 들여와 사용해야 하는 하나의 서양 종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한국의 전통적인 디자인과 건축 양식을 사용하여 지은 교회는 없는지, 한국 전통에 따라 작곡한 성가는 없는지, 그리고 한국의 생활에서 나온 종교 예술은 없는지 묻기도 한다. 이럴 때마다 나는 분명히 그런 것들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사태는 소위 그리스도교의 토착화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토착화를 정의하자면, 그리스도교의 삶과 메시지가 특별한 문화적 정황 안에 성육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문화에 맞는 요소를 통하여 자신의 신앙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신앙과 예배가 그 문화를 동화시키고 이끌며 통합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토착화는 복음과 문화의 대화이다. 또 이것은 적용 (기도서의 핵심부분을 새로운 정황에 적용시키는 것)이나 채용(현지인의 지도력 발전)과는 구별된다.

    최근 람베스 회의와 세계 성공회 전례 협의회는 토착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의에 대한 요약은 폴 깁슨(Paul Gibson)의 '세계 성공회 전례 협의회: 14년의 반추'에서 얻을 수 있다).

    그 한 예를 1988년 람베스 회의에서 인용한다. 

    22. 그리스도와 문화,
    (a) 본 회의는 문화라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환경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b) 본 회의는 복음이 모든 문화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그 문화의 어떤 요소들에는 도전이 되고, 교회와 사회에 이익이 되는 어떤 문화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것을 확신한다.
    (c) 본 회의는 모든 교회들이 각 사회에서 사용하는 말, 행동, 명칭, 관습,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불변의 복음을 표현하는데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47. 전례의 자유
    본 회의는 각 관구가 예배에 대한 성공회의 본질이고 보편적 규범에 맞고, 전통적 전례 문서들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자신의 문화적 정황에 놓여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적합한 예배의 표현을 추구하는 일에 자유로와 한다고 결의한다.

     
    1989년 세계 성공회 전례 협의회에서 인용하자면,

    진정한 토착화는 예배 안에서 문화에 기꺼이 귀를 기울이고, 선한 것에 협력하며, 하느님의 진리와 동떨어져 있는 것에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자들과의 깊은 교감이 필요하다. 토착화는 혁신과 실험에 대한 개방성과, 지역의 창조성을 고무하며, 각 과정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려는 준비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올바르게 구성된 전례는 그 문화와 사회 안에서 복음화와 사회정의라는 사명을 가능케 하는 하느님의 백성을 만들어 준다.

    이 협의회는 지도력을 발휘하는 차원에서 한편으로는 주교들과 의회,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잘 갖춰진 뛰어난 전례 연구자들의 전례학에 대한 학문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전례의 토착화에 대한 개방성을 이해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많은 부분들을 제시하였다. 즉 언어, 음악, 건축, 의식, 성사의 요소, 통과 의례, 예배와 억압받는 자들과의 동화 관계 등이 그것이다. 

    각 관구와 교구의 성공회는 복음 자체와 지역 문화에서 요구하지 않는 내용들이 예배에 존재하는지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위한 기준들이 어떤 이들이 ‘일반적인 앵글리카니즘’이라고 가정하는 것들에 근거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복음의 모든 표현들은 문화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일반적인 앵글리카니즘이라고 보이는 것도(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특수한 서양 문화에서 자라난 것이기 때문이다.

    관구는 전례에 관하여 완고한 보수주의나 과도하게 여기저기서 차용한 내용에 의존하게 되어 오히려 문화적 소외의 수단이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성공회 예배를 많은 사람들의 전례가 아니라 전문가들의 예배의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성공회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미 여러 차례 전례의 토착화 시도가 있었다. 건축물로서는 강화읍 교회가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에 건축된 몇몇 교회들도 한국의 전통 양식을 반영했고, 성가도 한국의 음악 전통을 사용한 곡들을 포함하고 있다. 새로운 기도서의 제안들에도 한국의 관습을 반영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예를 들어 성찬례에서 떡을 사용하자는 것 등).

    이러한 한국 성공회의 토착화 사명은 이미 100년이 넘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 토착화를 더 철저하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한층 다양하게 하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외국인으로서 토착화에 대해서 자세한 부분까지 말할 수 없다. 내가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이에 필요한 성찰과 연구를 증진시킬 만한 몇가지 내용이다.

    대화:
    • 예배 참석자들 전체와 나누는 대화
    • 타 관구 성공회 전례연구자들과 나누는 국제적인 대화
    • 다른 그리스도교 전통을 가진 전례연구가들과 나누는 에큐메니칼 대화

    대화 방법:
    • 학문적 방법 : 전례의 원칙들에 대한 연구와 전례 원칙들의 다양한 표현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전례 전문가들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통하여. 한국의 종교적 문화적 정황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 사목적 방법 :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예배를 이끌어 가는 예배 인도자들의 감각 계발을 통하여
    • 교육적 방법 :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을 예배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상징과 언어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 모두 위에 언급된 세계 성공회 전례 협의회의 내용들을 보고 어떤 도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기본 규범을 마련하고 각 관구가 그 문화에 맞게 이 규범들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도록 격려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우리 각자의 문화와 장소에 깊이 성육신하는 전례를 발전시키도록 노력하자. 그리스도께서 우리 인류 안에 성육신하신 것처럼.

    (1999년)

    원문: http://www.francis.or.kr/Newsletter/9903/9903TextK.htm#Enculturation
    번역: 주낙현 신부 (1999-어느날-rev.2)
    위치: 성공회 전례학 포럼 http://liturgy.skhcafe.org

    "Tradition is living faith of the dead, Traditionalism is dead faith of the living."
    2007년 9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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