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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정체성 - 미국 성공회 한 프로젝트 « 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 자유 토론

성공회 정체성 - 미국 성공회 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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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amedia

    회원

    한국 사회에서 "성공회 신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 성공회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우리에게 오랜 사목적, 신학적 고민이요, 좀더 본능적으로 생존이 달린 주제이기도 합니다. 여러 논의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하고 싶은 개인적인 의견이 있지만, 잠시 접고 한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최근 미국 성공회는 몇년 동안 "성공회 정체성 프로젝트"(Episcopal Identity Project)를 진행하여, 이를 기반으로 성공회의 구체적인 선교 목표와 사목 방향을 잡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보고서의 일부를 우선 발표했습니다. 요약된 보고서 내용 가운데 몇가지만 뽑아서 옮겨 놓습니다.

    왜 "정체성"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굳이 성공회 신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의 중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어떤 점에서 우리는 다른 그리스도교 신앙 전통과 다른가?
    우리가 지닌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가진 가능성과 기회는 무엇인가?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디로 이끄시는지를 알지 못하고서, 우리 교회에서나 세계 속에서 지도자로 설 수 없는 일이다.

    비판과 고민이 교차한다. 한편으로는 다른 교회의 자료를 받아들여서 그 경험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삼자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지켜왔던 정체(polity)를 끝까지 밀고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고민은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이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투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미국 성공회는 여러 대학 연구 기관과 실천 신학자들을 통해서 미국 성공회 성직자들과 신자들에게 성공회의 정체성에 관한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해서, 그 강조된 내용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성공회 정체성의 4가지 분류 (성공회 신자들이 선호하고 중요시 여기는 것을 순서로 분류)

    핵심 주제:
    그리스도 중심성 - 성사적 - 공동기도서 - 성육신적 - 성서적 - 사목적

    2차 주제:
    이성 - 포용적 - 전통 - 공동의 전례 - 예식 - 경험 - 사회의 변화에 대한 대응

    3차 주제:

    중용의 길 - 다양한 신학적 입장 - 에큐메니칼 - 다양한 형태의 영성 훈련 - 예언자적 - 사회 변화를 위한 힘 - 함께 나누는 권위

    기타 주제:
    엘리트 - 구원의 통로 - 고백적

    어느 주제 혹은 가치들 하나도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것들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성공회 신자들이 느끼고 있고, 또한 바라고 있는 정체성의 주제를 그 경중으로 분류해 살펴보는 것은, 우리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선명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어디서부터 출발할 지, 어떤 점에 강조를 두어야 할 지가 분명해진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우리 한국 성공회가 배울 점들은 무엇일까요? 공유할 점들은 무엇이고, 우리와 동떨어진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어느 지점에 관심을 두고 있나요? 그리고 그 무게와 지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우리 교회를 쇄신하기 위해서 우리가 출발해야할 지점, 아니 그 일의 시작과 방향은 어디여야 할까요? 이른 아침에 읽은 자료로 바탕으로 급한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평화를 빌며

    주낙현 신부

    참조: 프로젝트 웹페이지: http://episcopalchurch.org/aroundonetable/

    "Tradition is living faith of the dead, Traditionalism is dead faith of the living."
    2009년 10월 9일 #
  2. ssyu1
    회원

    꼭 필요하고 흥미로운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교단중에서 '정체성'이라는 용어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 성공회가 아닌가 합니다.
    '정체성'의 고민은 성공회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 성공회 역사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는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 정체성에 관해 무언가를 말할 수 있다면, 역사와 시대속에서 교회가 반응했던 역사에 관해 말하는 것이 가장 정확히 성공회를 드러내는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대와 직면한 성공회를 분명히 말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성공회의 연구에 등장하는 이 주제들은 오늘날 미국 성공회가 세상을 마주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당연히 미국성공회의 정체성은 이 주제들로부터 형성되어 갈 것이고요.

    그렇다면 한국성공회는? 한국성공회에서도 그러한 작업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시대의 요구와 우리의 문제의식들을 모을 수 있다면 이처럼 몇 가지 주제들이 나올 듯 합니다. 그러면 그 주제들을 중심으로 정체성 논의를 지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제'그 자체가 꼭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주제'는 단지 정체성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할 뿐이지요. 예를 들자면 이러한 경우이겠습니다. 만일 한국성공회에서 이 작업을 하였을 경우, '좌파적'이라는 주제가 평신도 층에서 제시되었다고 가정해 봅니다. 물론 반대편에 있는 이들은 '사회참여적'이라는 주제로 해석해서 받아들일 수 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생각하기에는 그들이 사용하는 '좌파적'이라는 용어에는 왜곡되어진 그들의 정치적 시선과 정서가 너무도 깊게 베여있습니다. 그럴경우, 당연히 그들이 제기하는 '좌파적'이라는 주제가 성공회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성공회가 진실로 그들이 생각하는 '좌파적'인가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성공회 내에서도 정체성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성직자들 사이에서 그러한 분위기는 더 고조되어 갑니다. 한국성공회 역시 몇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주제를 설정해 보는 일이 필요하겠지요. 그러한 생각이 간절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염려스러운 현실이 우리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현실이란,

    성공회는 당연히 이런 교회다 라는 전제를 갖고서 우리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주제를 설정하는 일,
    소모적 논쟁만을 부각시켜 그것이 정체성을 결정짓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일,
    설정된 주제들을 진지한 논의과 고민없이 무 비판적으로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인정해버리는 일,
    정체성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은체 필요한 것만 쏙 빼먹고 결국 자신의 뜻대로만 움직이려는 방관주의와 파렴치함,
    논의 구조의 경직성

    등등입니다.

    2009년 10월 21일 #
  3. Cranmerian
    회원

    정체성 논의가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환경에 대한 우려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을 표현하는 주제들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어느 한 모임에서 모두 소화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미국성공회처럼 다양한 인적 자원과 막강한 재정적 후원이 있지 않는 한,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이를 모두 고려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교구의회나 관구의회에서 정식으로 특별위원회를 상설하여 인적 자원과 재정적 자원을 확실하게 지원한다면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주제들중 하나를 연구하는 분들이 이를 발표하고 공유할 수 있는 '광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함께 모여 논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곳의 포럼과 같은 곳도 좋은 광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초기 단계에서 비공개적인 공간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는 이러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주도적인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하게는 '...연구회' 일 수도 있고 기존의 모임이 있다면 그것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성직자들을 다 참여시켜야 할 필요도 없으며, 모두에게 강요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의견과 연구과정을 공유하고 서로 자극받는다면 좋은 모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실이 생긴다면 그때에 보다 공개적인 활동으로 전파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서 발표하신 분들처럼 더 이상 현실의 환경 때문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이미 독자적으로 공부하거나, 소모임에서 논의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연결고리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2009년 1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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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amedia

    회원

    ssyu1 님 / cranmerian 님

    매우 중요한 의견을 주신 두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몇 가지 토를 달면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정체성 논의는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정체성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맥락과 신앙 경험 안에서 발전시키고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은 항상 어느 정도 "배타성"을 염두합니다. 그리고 중립적인 의미에서 이런 배타성은 어떤 집단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냅니다. 누구든지 어떤 특성이 있어야, 그것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성공회의 정체성을 생각하는 것은 성공회의 신앙 전통 속에서 다른 신앙 전통, 다른 종교 전통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느냐와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공헌할 내용이 없으면, 굳이 있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ㅎㅎ

    2. 성공회 정체성의 주제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그 주제를 함께 공유하고 정리하고 있느냐는 점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신앙 경험을 함께 나누고 살피고 그것을 정리하는 노력 속에서 성공회 정체성, 그리고 우리의 성공회 전통이 생겨납니다. 그런 노력이 한국 성공회에 부족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미국 성공회의 이번 보고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한국 성공회에서 이런 '개념'잡기 노력이 쉽지 않다면, 다른 나라의 경험과 개념을 우리에게 비춰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이번 보고서의 주제들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언급되었던 성공회의 특징들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들을 실마리로 삼아 우리의 신앙 전통과 경험에 대한 고민을 발전시켜 나갔으면 합니다. 그 실마리 없이 맨바닥에서 시작하는 것은 효율성도 없고, 성공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지금까지 이런 노력을 교구나 관구 차원에 기대했습니다. 혹은 몇 사람의 신학자에게 기대했습니다. 매우 잘못된 방법입니다. 그 잘못된 방법은 결과를 봐서 압니다. 그동안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내용도 없습니다. 또 염려하신 대로, 어떤 성과도 자신의 권위 혹은 힘의 과시를 위해서 독식하고 마는 위험이 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은 아래로부터의 방법,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협력하는 방법입니다.

    4. 그런 점에서 이 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미 cranmerian 님이 제안하신 대로, 신자들이나 성직자들 자신이 나름대로 관심있는 주제와 내용에 대해서 공부하고 논의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 논의들이 이 포럼에서 나눠졌으면 합니다. 수렴되어 어떤 결과가 마련된다는 더욱 좋은 일이겠지만, 그 과정 자체 만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이 포럼을 활성화시켜 주십시오.

    5.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물적인 자원입니다. 인력이 중요하고, 또 그것을 정리해 내는 시간과 비용이 중요합니다. 재정적 지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을 만들려면 재정적인 지원을 생각해야 합니다. 산발적으로 이곳 저곳 중심없이 돈이 쓰이지 않고, 중요한 일을 위해서 집중적으로 써야 어떤 성과물이 나옵니다. 특히 우리 한국 성공회처럼 여러 면에서 자원/재원이 부족한 처지에서는 이런 지원의 집중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신자들과 성직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2010년 2월 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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