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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서의 "부활 찬송"(Exultet) - 몇가지 생각 « 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 자유 토론

기도서의 "부활 찬송"(Exultet) - 몇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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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amedia

    회원

    성삼일(Holy Triduum) 전례의 절정인 부활 밤 미사에서는 불 축복식과 더불어, 부활초에서 받은 새 불을 켠 가운데, '부활 찬송'(Exultet, Exsultet: 부활 찬송경)을 노래한다. 대체로 부제가 부르는 이 노래는, 부제가 없으면 사제가, 아니면 평신도가 불러도 좋다. 이번 성삼일 전례에서 우리 교회들은 부활 찬송을 어떻게 불렀는가? 고민과 토론의 출발을 위해 이 부활 찬송에 얽힌 몇 가지 생각을 적는다.

    부활 찬송은 한마디로, 부활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밝히시는 생명, 구원의 생명에 대한 구원론적인 찬양 노래이다. 그 찬양에는 천사들과 교회(개인이 아니라)가 참여한다. 그리고 그 구원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창조 이후 모든 죄가 물러나고 하느님과 새로운 삶을 열어가게 되었다는 구원사의 주제를 분명하게 노래한다. 이는 이후에 따르는 말씀의 전례 일곱 독서(전통에 따라 열두 개 독서로까지 확장되기도 한다)를 이미 요약해서 드러내는 신학적 선언의 찬양 노래라 할 만하다.

    이번 성삼일 전례에서도 이 부활 찬송을 어김없이 불렀을 것이다. 한국 성공회는 그동안 이 부활 찬송을 1965년 기도서에 따라 부르다가, 그 고어체 번역 말의 생경함과 더불어 전통적인 그레고리안 곡조의 어려움 때문에, 예외적인 몇몇 교회를 제외하고는 그냥 읽고는 했다. 생경한 번역 말에, 훈련 없이 부르는 부활 찬송은 겨우 분위기 잡은 부활밤 촛불 예배의 은혜로운 분위기를 '키득' 거리는 분위기로 몰고 가기 일쑤다. 이를 부르는 성직자에게나 듣는 교인들에게나 큰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나 자신이 겪은 바이니 그 고역을 잘 안다.

    그러다가 2004년 새 기도서는 새로운 번역을 제시했다.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아울러 전통적인 그레고리안 곡조를 버리고, 노래하는 이의 고역을 줄일 말한 아주 쉬운 곡조를 소개했다. 여러 교회에서 많이들 노래로 할 만하고, 그렇게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말 번역 전체를 살피고, 쉬운 곡조를 살피면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

    첫째, 전통적인 곡조가 어렵다고 해서, 쉬운 곡조를 마련했는데, 그 곡조가 그렇게 아름답게 들리지 않는다. 이 부활 찬송에 굳이 음악을 입힌 이유는, 펼쳐지는 구원의 역사를 좀 더 아름답고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곡조에서는 그 맛이 없다. 음악의 문외한인 처지에서 이런 평가는 분명히 내 주관적인 인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역으로, 음악의 문외한이 내게도 그 음악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부족하고 아쉬운 일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그레고리안 곡조여야만 아름답다는 말이 아니다. 아쉬움은 이런 것이다. 1965년 번역 말에 맞춘 음악이 원래 곡조를 너무나 엄격하게 적용해서 어렵게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번역말을 고치고, 곡조를 편곡하면 된다. 그런 노력을 접한 바 없다. 게다가 그리 열심히 부활 찬송을 훈련한 적도 없었다.

    둘째, 2004년 기도서에 실린 우리말 번역은 '부활 찬송' 원문의 한 구절을 뺐다. 아담의 죄와 그리스도께서 이루시는 구원의 필요성을 연결시킨 부분이다. 왜 이를 생략했을까?

    우선, 여러 번역을 비교하면 이렇다.

    ~~~

    라틴어 본문

    O certe necessárium Adæ peccátum,
    quod Christi morte delétum est!
    O felix culpa,
    quæ talem ac tantum méruit habére Redemptórem!

    영어 번역 (전례 영어 공동 번역)

    O happy fault,
    O necessary sin of Adam,
    which gained for us so great a Redeemer!

    우리말 번역 1 (성공회 1965년 기도서)

    (기묘하도소이다.)
    아담의 죄로 말미암아
    이와같은 구주를 보게 됨이여!

    우리말 번역 2 (천주교 기도서)

    참으로 필요했네 아담이 지은 죄
    그리스도의 죽음이 씻은 죄
    오 복된 탓이여
    너로써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되었도다

    ~~~

    이 구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을 하나의 해석학적인 근거로 하여, 인간의 역사를 소급 적용하여 해석한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가져오는 위대한 역설의 신비를 드러낸다. 아담의 죄를 정죄하기보다는, 그 때문에 그리스도의 죽음이 가져오는 전 인류를 향한 구원의 역사를 드러낸다. 이것은 부활 사건이 의미하는 바, 기존 역사와 해석의 '전복'이다. 모든 역사의 해석학적인 초점이 다시 마련되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다. 여기서 기존의 잘못은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놀라운 구원과 새로운 생명의 사건 속에서 너그럽게 해석된다.

    교회 전통(정교회 전통)이 보여주는 바, 부활 사건은 성 토요일에 그리스도께서 '음간'(hades)에 내려가, 그 안에 갇혀 있는 아담과 하와를 끌어내는 장면을 형상화한다. (정교회 전통에서 이콘은 그림(painting)이 아니다. 그것은 가르침에 대한 저술(writing)이다.) 그리하여 그 형상화는 구원의 사건이 아담 이후의 아담(인간)의 회복과 새 창조를 드러낸다.

    다시 번역말을 비교해 보자.

    천주교의 우리말 번역은 라틴어 본문의 순서와 내용을 그대로 따서 번역했고, 그 번역 말이 나쁘지 않다. '잘못'(culpa/fault)을 '탓'으로 번역해서 혼동을 가져오나,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는 상용구로 이미 알려진 탓이니, 천주교 쪽에서는 의미가 선연할 수 있으리라 본다.

    영어 번역의 경우는, 원문을 줄이고 순서를 바꾸고, 한 소절(quod Christi morte delétum est!)을 생략했다. 그러나 그 뜻은 온전하다. 중요한 것은 아담의 죄의 필연성과 구원자의 연결점이다.

    1965년 성공회 기도서의 번역은 원문의 극적인 효과를 현격하게 누그러뜨렸다. "오 복된 잘못"이 빠지고, 앞서 나온 말 "기묘하도소이다"로 대치한 듯하다. 게다가 사건의 의미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표현인 '필요'와 '얻게 되었다'는 말이 누그러져, '말미암아' '보게 됨이여!'로 변했다.

    2004년 기도서는 웬일인지, 아예 이 구절을 빼버렸다. 왜일까?

    아무도 이런 말에 신경 쓰지 않으니, 대수롭지 않은 일인가? 전례는 말(text)이 아니라 분위기(aura)라며 넘어가도 되는가? 언어는 신학을 담는 불가피한, 아니 필수적인 그릇일 때, 이런 선택적 생략의 결과는 어떤 것일까? 전례의 (전통적인) 본문은 왜 중요하고, 어느 지점까지 중요한 것일까? 어디까지 생략할 수 있고, 어디까지 보존해야 할까? 그 기준은 무엇일까? 본문을 숙고하지 않은 처지에서, 본문의 변화와 신학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까?

    '부활 찬송'을 예로 들었으나, 전례에 관한 이런 질문을 계속해서 해나가야 한다. 스치는 듯한 생각이었으나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고민과 토론의 확장을 위해 적어둔다.

    "Tradition is living faith of the dead, Traditionalism is dead faith of the living."
    2010년 4월 6일 #
  2. Cranmerian
    회원

    저는 라틴어를 잘 모릅니다. 라틴어 본문을 문자적으로 번역한 영문을 찾으려고 노력하였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본문을 번역하여 노랫말로 사용할 때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그보다 앞서 오늘날의 부활찬송으로 이 노래말을 그대로 번역하여 불러야 하는가 묻고 싶습니다. 당대의 신앙인들이 불렀던 이 노랫말의 신학을 오늘날의 우리들도 똑같이 생각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이 본문을 보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너무나 기쁜 나머지 신부님의 지적처럼 역설적으로 아담의 잘못(죄, culpa)이 필연적이며 기쁜(felix) 것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기쁘면 아담의 죄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필수적인 전제(necessary)가 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그의 잘못이 felix culpa로 찬양해야 하는가? 물론 그 기분과 고백은 신앙인으로서 당연히 공감합니다만, 이러한 결과론적인 해석은 피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나친 결과론적인 해석은 모든 것들을 합리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2010년 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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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dersen

    회원

    부활 찬송으로 문을 여신 고민을 읽고 공감하는 부분을 글로 적어 봅니다. 무엇보다 전례에 대한 접근 방식이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전례가 가지는 그 의미와 상징에 대해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에서의 생략이 아닌 혹은 생략이 아닐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보는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그 공감대를 위한 충분한 숙고와 학습 그리고 연구와 교육 등이 정말 중요해 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지금의 전례를 보시면 정말 이해하시기가 쉽지 않으시리라는 우스개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의미와 상징의 공유가 빠진 예식주의는 분명 지양되어야 합니다.

    전례에 있어서 무엇을 더하고 생략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한지 등등의 고민은 깊은 신학적 성찰에서 시작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공동체 예배로서의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하리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예배는 철저히 머리로 사고하면서 드리는 것이기 보다는 가슴과 마음을 다하여 드리는 것이라고 믿기에 그렇습니다.

    2010년 4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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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inkoo

    회원

    미국의 기도서와 영국의 기도서를 봐도 '복된 잘못'에 대한 구절을 없네요. 이것은 한국에서 일부러 뺀 것이 아니라 성공회 전체적인 추세가 아닐까요? 1662년 기도서는 찾아보지 못했지만 옛부터 성공회에서 그 구절을 쓰지 않은 것이 아닌가요?

    2010년 4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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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amedia

    회원

    몇 가지 궁금증을 적은 글에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논의와 대화가 좀 더 확대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여러분이 매우 중요한 점들을 지적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지적들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몇 가지 답변을 하고, 세계 성공회의 최근 사례에 대해 덧붙이겠습니다.

    Cranmerian / 라틴어 본문을 거의 문자적으로 영어 번역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2011년부터 사용될 로마 미사 새 영어 번역 시안).

    O truly necessary sin of Adam,
    destroyed completely by the Death of Christ!

    O happy fault
    that earned so great, so glorious a Redeemer!

    그러나 이 본문 역시 로마 전례에 채택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부활 찬송'(Exsultet)의 본문은 역사적으로 오래된 만큼 여러 판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천주교, 성공회, 개신교를 막론하고 현재 사용하는 '부활 찬송'은 지난 세기 로마 전례에서 채택된 라틴어 본문을 적절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Cranmerian 님은 이 전통적인 '찬송'이 굳이 문자 그대로 번역하여 불러야 하느냐는 매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그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부활 찬송 자체가 여러 경로와 상황에 따라 마련되어 부활밤 전례에 자리 잡았듯이, 우리 역시 이런 본문의 의미들을 살펴서 우리 판본을 만들어내는 것은 전례의 토착화, 혹은 전례의 맥락화라는 큰 전망에서 매우 정당한 의문입니다.

    1) 그러나 이 말씀은 제가 제기한 단순한 궁금증을 너무 확대하신 것은 아닌가 합니다. 고전적인 전례 본문, 특히 현재까지 여러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공유하여 사용하는 본문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본문의 내용과 신학을 면밀하게 살피는 일이 없이, 이를 폐기하거나 수정하는 일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전례문 혹은 전례 행동의 개정은 명확한 오류나 모순이 드러나지 않는 한, 이전부터 내려오는 것을 지키는 것이 더욱 안전하고, 사목적이며, 또 다른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너무 성급하게 개정한 기도서와 전례 행동의 오류를 여러모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2) "복된 잘못"에 대한 설명, 혹은 본문 자체의 신학이 '결과론적 해석'이라고 하셨습니다만, 모든 신학은 어느 시점을 통해서 소급하여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히브리 성서(구약)에서는 출애굽 사건을 통해서 창조 사건을 모두 재조명하여 기술했고, 신약성서에 들어서는 그리스도 사건을 통해서 히브리 성서 전체를 재조명하고, 재해석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부활 찬송에 깃든 신학의 문제를 이전에, 이러한 신학적 해석 작업은 단순한 '합리화'가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학의 해석학이기도 합니다. 그 점에서 살피시면 좋을 듯합니다.

    Andersen /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우선, 전례 전반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례문에서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 또 보존해야 하는 것과 생략 가능한 것을 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례 운동이 촉발한 에큐메니칼한 전례 연구는 이런 점들에 대한 매우 중요한 자료와 근거, 기준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전례의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전례에 대한 감수성 없이 전례문을 신학적 연구의 대상으로만 삼으면, 모든 것이 신학적 논쟁으로 수렴되고 맙니다. 전례의 신학과 경험의 관계는 늘 긴장 관계에 있되, 그 긴장은 어떻게 전례 참여자들을 도와서 하느님의 구원 사건을 경험하게 하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Zinkoo / 오랜만입니다. 외국에 계시면서도 이 전례 포럼에 늘 관심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외국에 있군요. ^^

    지적하신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제가 궁금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한국 성공회의 기도서입니다. 다른 나라 성공회 기도서가 아닙니다. 게다가 1965년 기도서에는 나와 있던 것이 빠진 탓에 궁금했던 점을 한번 드러내려 했을 뿐입니다. 확인하는 바로는 미국/캐나다/뉴질랜드 기도서에는 제가 지적했던 '아담의 복된 잘못'에 대한 구절이 없습니다. 그러나 영국 성공회의 최근 기도서인 [공동 예배](Common Worship, 2000)에는 이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빼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전례문에 대한 접근과 신학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문제 제기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참에 성공회 부활밤 전례와 '부활 찬송'의 관계 역사를 아는 대로 짧게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성공회 첫 기도서들(1549년 이후 1662년)은 대체로 전통적인 서방교회의 부활밤 전례 관습의 많은 부분을 생략하면서, 부활 전례를 유지했습니다. 특히 부활 찬송은 오래된 공동 기도서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제 조사가 부족할 수 있으니, 아니라면 누구든지, 언제든지 지적해 주십시오. 바로 잡겠습니다.)

    제가 아는 한, '부활 찬송'이 성공회 전례에 다시 등장하는 것은 옥스퍼드 운동 이후 (옥스퍼드 운동 자체가 아니라) 전례의 가톨릭(보편교회) 전통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킨 성공회 의례주의자(Ritualist)의 작업 때문이라 보입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펴낸 [성공회 미사 경본](Anglican Missal)에 바로 부활 찬송이 다시 등장합니다. 그리고 1930년대에 영국의 몇몇 교회들에서 부활 찬송을 부활밤 전례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성공회 공식 전례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사용한 것으로는 아마 스코틀랜드 성공회가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1960년대 말 사순절기 및 부활절기 전례에 대한 실험 전례문을 제공하는데, 여기에 부활 찬송이 등장합니다.

    한국 성공회는 1965년 기도서(그 이전 기도서를 참조하지 못했습니다. 자료 접근이 가능하신 분은 확인해 주십시오.)에 부활밤 전례를 되살리고 부활 찬송을 포함시켰습니다. 물론 이것이 앞서 말한 [앵글리칸 미살]의 영향인지, 당시 널리 퍼지게 된 부활밤 전례에 대한 관심에서 되살린 것인지는 불확실합니다.

    미국 성공회는 1970년에 이르러서 '부활밤 전례'(Easter Vigil) 공식 예문을 채택합니다. 이것은 1950년대에 나온 천주교의 부활밤 전례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천주교도 공식적으로 부활밤 전례를 이 때에 비로소 회복했습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위의 스코틀랜드 성공회나 미국 성공회는 1950년 천주교의 작업을 바탕으로 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제기한 구절 '아담의 복된 구절'이 들어 있는 천주교 부활 찬송을 알았을 것입니다. 스코틀랜드와 미국성공회 최초의 부활밤 전례문을 찾아보지 못해, 그 번역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70년 이후 부활밤 전례를 도입했던 미국성공회는 부활밤 전례를 1979년 기도서에 공식적으로 포함하고, 부활 찬송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부활 찬송에서 두 개의 문단을 생략했다고 밝힙니다(매리온 해쳇, 기도서 주석). 바로 "아담의 복된 잘못" 부분과 "벌들이 만들어 낸 밀랍"을 언급한 부분입니다. 후자는 또 다른 재미난 역사와 이야기가 있으나 여기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1980년 영국 성공회의 [대안 예식서](ASB)는 제가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책장이 없어서 책을 쌓아놓았데 그 사이에 들어간 게 분명합니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잊어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책을 갖고 계신 분은 찾아서 확인해 주세요.

    2000년에 나온 영국 성공회의 [공동 예배]는 다양한 형태의 '부활 찬송'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특히 노래로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한편,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절했습니다. 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다른 본문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내려받기 링크: http://www.cofe.anglican.org/worship/downloads/pdf/tseasterlit.pdf

    1) 기본 (노래로 가능, 전통 본문 보존 및 변용): 여기에는 "아담의 잘못"을 "우리의 복된 잘못"으로 확대 해석해서 되살려 놓았습니다.

    This is the night [day] that gave us back what we had lost;
    beyond our deepest dreams
    you made even ours in a happy fault.

    1-1) 보통 + 결말 부분 선택 (여기에는 흥미롭게 '벌들이 만들어낸 밀랍' 구절까지 살려 놓았습니다)

    2) 단축: 전혀 새롭게 쓴 본문인데, 부활 찬송의 고전적인 주제를 현대적으로 아주 드러냅니다.
    3) 노래용
    4) 현대적 변용

    위의 다른 세 본문은 전통 본문과 의미를 되살려서 놓은 것들입니다. 이렇게 네 개의 부활 찬송을 마련해서 교회 공동체의 처지와 강조점에 따라 선택하게 했습니다. (Cranmerian 님이 제기한 문제의식의 구체적인 예라 하겠습니다.) 첫번째와 달리 나머지 세 본문에는 '아담의 복된 잘못'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습니다.

    영국 성공회의 [공동 예배]에 나와 있는 사례가 이 글을 통해서 나온 여러 문제의식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자세한 논의는 이 대화가 진척되면 덧붙이겠습니다.

    아울러, 부활 찬송의 아름다움을 다음 링크를 통해서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영어 (천주교) http://www.youtube.com/watch?v=JGI6-9wQidg
    우리말 (천주교) http://www.youtube.com/watch?v=rMIuWuUbTVg (앞부분 부활초에 하는 이상한 행동은 무시하세요 ^^; )

    2010년 5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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