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 전례 Q & A

  1. Ely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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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 요즘 기도서를 이용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 신자입니다...

    마침 오늘이 사도 바르나바 축일이어서, 여기에 맞는 독서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한국 성공회 기도서, 그리고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다른 기도서들마다 각기 다른 본문을 제시해 주고 있어서 혼란스럽습니다.

    한국 성공회 기도서는, 욥기 29.11, 시편 112, 사도 11.19-30, 요한 15.12-17 를 읽으라고 제시해 주고 있는데요,

    영국 성공회 홈페이지에 매일 업데이트 되는 기도서에는, 아침 기도: 시편 100,101,117, 예레미아 9.23,24, 사도 4.32-37, 저녁 기도: 시편 147, 전도서 12.9-14, 사도 9.26-31 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오레무스 홈페이지에 나오는 기도서에는, 시편 59-61, 전도서 31.3-11, 사도 4.32-끝 으로 되어 있습니다.

    왜 이렇게 다 다른지요 ? 그리고 한국 성공회 기도서의 성무일과 성서정과표에는 왜 시편 외 본문은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지요 ?

    아 참, 그리고, 한국 성공회 기도서 성무일과 성서정과표에는, 구약 한 부분, 서간 한 부분, 복음 한 부분, 이렇게 제시되고 있는데요, 그럼 아침 또는 저녁 기도 중에 1 독서와 2 독서를 나눌 때, 이 셋을 어떻게 할당시켜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구약과 서간을 합쳐서 1 독서로 하고 복음만 2 독서로 읽을지; 아니면 서간도 복음도 신약이니까, 구약만 1 독서에서 읽고 서간과 복음을 합쳐서 2 독서에서 읽을지...

    어떻게 드리는 기도든 다 좋은 것이겠지만, 기왕 성공회에 와서 성공회 방식을 따르기로 했으니까, 가장 적합한 형식을 찾아서 익숙해 지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

    2010년 6월 11일 #
  2. Elyot /

    안녕하세요? 좋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기도서에 따라 성서 독서를 하고 성무일도를 드리는 일은 성공회 신앙생활을 깊어지게 하는 좋은 일입니다. 성공회 전통을 깊이 체험하고, 그 신앙을 깊게 하리라 생각합니다. 간단히 답변드리겠습니다.

    1. 성서정과(Lectionary)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성공회 기도서들은 주일 성찬례를 위한 성서정과, 성무일도를 위한 성서정과를 제공합니다. 즉, 같은 축일이라 하더라도, 성찬례 성서정과와 성무일도 성서정과는 다릅니다. 게다가 한국 성공회 기도서(2004년)는 이에 덧붙여 주간(매일) 성찬례를 위한 성서정과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성공회는 각 관구 교회마다 독립적인 전례서(기도서)를 마련하여 사용할 수 있기에, 같은 축일이라 하더라도 성서정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성공회 기도서의 경우 대부분의 성서정과를 영국 성공회의 [공동 예배](Common Worship, 2000)에서 차용했습니다.

    2. 질문하신 "사도 성 바르나바" 축일에 대한 한국 성공회 기도서의 성서정과는 축일 성찬례를 위한 성서 본문입니다. 그리고 지적하신 영국 성공회 홈페이지([공동예배 성무일도] 기반)와 오레무스 사이트(미국 성공회 1979년 기도서 기반)에서 보이는 것은 성무일도에 기반한 축일 본문입니다. 그러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 영국 성공회와 미국 성공회는 각자 다른 축일 성서정과를 사용하고 있으니 다른 것이고요. 한편, 이상하게 한국 성공회 기도서는 축일을 위한 성무일도 성서정과를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은 이 기도서 작업에 참여한 바 없으므로, 실수인지, 어떤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3. 성무일도를 위한 독서는 아침기도와 저녁기도를 사정에 따라 편하게 나눠 사용할 수 있습니다(꼭 아침, 저녁기도를 바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특히). 그러나 관습상, 아침기도에는 아침 기도 시편과 첫 번째 독서(대체로 구약성서), 그리고 저녁기도에는 두 번째 독서(대체로 서신서)와 복음서를 읽습니다. 축일의 경우, 한국 성공회 기도서는 축일 용 성무일도 성서정과를 마련하지 않았으니, 개인이 사용할 때에는 당일 성서정과(성찬례)를 비슷하게 나눠서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4. 한국에서 한국 성공회에 출석하시는 것이니, 되도록 한국 기도서를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주일 성찬례 본문은 세계 성공회가 전반적으로 개정 공동 성서 정과(Revised Common Lectionary)를 사용하고 있으니,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성무일도 성서정과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Tradition is living faith of the dead, Traditionalism is dead faith of the living."
    2010년 6월 11일 #
  3. Elyot
    회원

    신부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궁금한 것이 다 풀렸어요 ^^.

    사실, 영국 성공회 매일 기도를 종종 찾곤 했던 이유는, 그곳 홈페이지 매일 기도에 "Introduction" 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 즉 맨 처음에 "Dearly beloved brethren, the Scripture moveth us in sundry places" 로 시작해서 "so that at the last we may come to his eternal joy; through Jesus Christ our Lord" 까지 이어지고 뒤에 주기도문이 덧붙은, 그러니까 "주여 우리의 입술을 열어 주소서" 전 까지 계속되는 부분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매일 그리고 하루 종일 듣고 말하는 언어가 한국어이니까, 한국어로 기도드릴 때가 가장 좋습니다 ^^.

    그 부분이 혹시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다면,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요 ? 그 부분도 혹시, 일테면 "은혜로운 빛이여 (Phos Hilaron)" 이나 "당신은 하느님 (Te Deum)" 처럼 확실한 전거가 있는 기도문인가요 ?

    그리고, 앞서 언급한 부분 중에도 그렇지만, 1662년 기도서에 종종, 아마도 매주의 본기도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Jesus" 가 아니라 "Jesu" 라고만 표기되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영어에서도 그렇게 쓰는 용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신부님, 갑자기 질문을 쏟아놓아서 죄송합니다. 궁금한 게 많은데 달리 여쭈어 볼 데가 없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바쁘시겠지만, 가르쳐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2010년 6월 11일 #
  4. Elyot 님 /

    앞선 답변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제공하는 영국 성공회(the Church of England)의 성무일도(Daily Prayer) 피드(feed)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이 글을 보고 궁금해 할 분들을 위해서 확인합니다.

    웹사이트 주소: http://www.cofe.anglican.org/worship/dailyprayer/feed/
    크롬 웹브라우스 확장 기능: http://goo.gl/PAkO

    질문 내용에 대해서 간단히 답변하겠습니다.

    1. 인용하신 부분은 영국 성공회의 1662년 기도서에 나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영국 성공회의 공식 기도서는 1662년 공동 기도서입니다. 2000년에 나온 [공동 예배]는 이 기도서에 대한 대안 기도서로 채택된 것입니다. 아무리 [공동 예배]를 널리 쓴다 해도 여전히 1662년 기도서가 공식 기도서로 남아 있습니다. 위의 기도서 사이트는 그래서 1662년 기도서(BCP)와 2000년 [공동 예배](CW)의 성무일도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기원을 보자면, 인용한 내용은 1549년 최초의 기도서에는 없다가, 두번째 기도서인 1552년 기도서부터 등장합니다. 그리고 1662년 기도서에도 이어졌습니다. 매일 기도를 드리기 전에 '참회 예식'의 성격을 지닌 것입니다. 그 부분은 중세 말기에 널리 쓰이던 참회 예식, 혹은 기도문에서 나왔고, 종교개혁기 다른 개신교에서도 널리 사용되던 것입니다.

    한국의 1965년 기도서에는 이 부분이 없습니다. 제 손 앞에는 1965년 한국 기도서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전 우리말 기도서에는 어떻게 나와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도서관을 통해서 접근이 가능한 분은 확인하시고 이곳에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2. 이 참회 예식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가?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것입니다. 1662년 기도서 전례 지침(루브릭)에도 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여유를 두었습니다. 현대 기도서 연구, 특히 성무일도(매일기도) 연구와 그 사목적 적용을 고민하는 처지에서는, [공동예배]와 우리말 기도서(2004년)에 있는 대로, "주님, 우리 입을 열어 주소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입을 여는' 시점에 그 말 뜻에나 그 행동에 맞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말 기도서에서 '개회 성가'를 할 수 있다는 부분도, 선택사항이긴 하지만, 그리 적절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다만, 잠시 침묵하다가 "우리 입을 열어 주소서'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 말씀드린 대로, 이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는 것이고, 특히 성무일도를 개인 기도를 드리는 터에, 이 참회 예식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개인의 선택 사항입니다. 또, 이것을 다른 경우에도 개인 혹은 공동체의 '참회'를 위한 기도와 순서로 사용해도 좋을 것입니다.

    3. 한편, 영국 성공회 [공동 예배](CW)의 성무일도(매일기도)는 그 전에 나온 성공회 프란시스 수도회 유럽 관구의 Celebrating Common Prayer (1992)라는 수도회 성무일도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이 성무일도서는 우리 말로 번역되었고, 이미 한국의 성공회 프란시스 수도회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도회에 연락하시면,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무일도를 우리 말로 제대로 드리기를 원하시면, 그 성무일도서를 권합니다.

    4. "Jesus" 와 "Jesu" 의 차이 - 단순히 라틴어와 혼용된 중세 영어 표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예수 그리스도는 "Jesu Christe" 식의 라틴어 표기가 그대로 쓰이는 일이 많았습니다.

    좋은 질문으로, 배움과 나눔의 기회를 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0년 6월 13일 #
  5. Elyot
    회원

    귀한 지식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의문이 풀렸으니, 기도 속으로 훨씬 더 잘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제 자신이 깊이 감화되고, 그래서 이 신앙을 잘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0년 6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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