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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여행 4 - 한국 성공회의 위치 - 전례 전통과 도전 « 성공회 신학 - 전례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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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여행 4 - 한국 성공회의 위치 - 전례 전통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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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낙현 신부와 함께 하는 전례 여행 4

    한국 성공회의 위치 - 전례 전통과 도전

    여행을 하려면 우리가 어디있는지를 정확히 가늠해야 한다.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동서남북 어디를 향해서라도 한걸음을 뗄 수 있다. 교회와 신앙이 방황하는 까닭은 종종 자기 위치잡기가 어긋난 탓이다. 성공회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도 이런 위치잡기와 관련돼 있다. 우리의 위치는 어디인가?

    성공회를 통상 전례 전통의 교회, 혹은 전례적 교회라 한다. 전례를 교회의 사목과 신자들의 신앙 형성에 가장 중요한 행동 양식이라 이해하고 실천하는 신앙 전통이라는 말이다. 물론 성공회 안에는 다양한 신앙적 흐름이 있고 전례에 대한 시각도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 성공회는 그 초기 선교 역사 이래, 전례에 대한 강조가 다른 교단과 비교하여 남달랐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20여 년 동안 이 땅의 성공회는 성찬례를 중심으로 한 전례를 교회 신앙 생활의 핵심으로 여겼다. 그런데 지난 몇 십 년 동안 한국 성공회는 교회 안팎으로 여러가지 도전과 영향에 직면했다.

    첫째, 1960년대 말 이후에 펼쳐진 교회 일치 대화에서 성공회는 다른 전통의 형제 자매 교회들과 교류하며 신앙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넓혀갔다. 천주교와 대화가 깊어졌고, 개신교 여러 교회와 교류도 넓어졌다. 그런데 이런 교회 일치 대화는 성공회의 정체성과 그 존재 목적에 대한 여러 물음을 제기했다. 문을 닫아 걸고 내려온 것만 지키면 혼란의 여지가 없지만, 발전할 가능성도 없다. 배우고 살펴야 할 것이 많아졌다.

    둘째, 1970년대 말과 80년 대에는 한국 사회 민주화라는 격랑 한복판에서 새로운 신학적인 반성을 받아들였다. 특히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교회 전통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성공회에 들어와서 우리 교회를 한층 풍요롭게 했다. 그 가운데 당시 급성장하던 여러 개신교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교류가 넓어지면서 신자들과 성직자, 신앙 형태에서 그전보다 훨씬 더 개신교적인 사고 방식이 성공회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었다.

    셋째. 1980년 이후 한국 성공회 안에서는 다양한 신앙 쇄신 운동이 일어났다. 이 흐름은 교회의 활력에 큰 힘을 주었다. 한국 교회 급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던 ‘뜨거운 신앙 감정’에 대한 열망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던 그간 한국 성공회의 모습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교회의 생활과 사목, 그리고 예배 형태도 그전과 사뭇 달라지고 다양한 활동들이 생겨났다. 이런 활동은 그간의 신앙 활동 관행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넷째, 위 시기 전체는 한국 성공회가 세계 성공회와 점차 교류를 넓혀나간 시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영국의 특정 선교회의 영향과 일제 식민지의 조건때문에 경험의 폭이 좁았던 교회는 세계 성공회와 교류하면서 성공회 전통과 신학의 폭을 넓혀가게 되었다. 다양한 사회 문화적 상황의 세계 성공회를 목격하면서 같은 전통 안에서 누리는 신앙과 신학의 다양성에서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 성공회가 성공회의 넓고 깊은 전통에 잇대어 좀 더 깊이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다섯째, 이 시기는 우리 교회의 기도서 개정과 전례 개혁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겹친다. 그동안 우리는 적어도 네 개의 기도서 개정안을 검토하고 실험했다. 1990년에는 새 성가를 편찬했고, 마침내 2004년에는 1965년 기도서를 완전히 대체하는 새 기도서를 펴냈다. 지난 30여 년 동안 교회가 예배에 대한 자료를 갖추는 일에 힘을 기울인 결과였다.

    이러한 다양한 변화와 교류의 확대, 그리고 다양한 신앙 경험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안들에 여러 도전과 질문을 던진다. 그 하나는 전례 중심 교회라는 오래된 이해에 대한 의심이다. 이런 도전과 더불어 전례에 대한 우리 이해는 더욱 깊어졌는가, 아니면 혼란만 가중되었는가? 전례는 신앙 형성과 교육의 바탕이었는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1부 행사였는가? 전례는 선교를 지향하는 것이었는가, 아니면 선교의 걸림돌이었는가? 어쩌다가 우리는 이런 양자택일식 질문을 하게 되었는가?

    우리 교회가 직면한 도전은 교회의 전례 자체가 겪은 역사와 여러모로 겹친다. 지난 궤적을 돌아보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 단절해야 할 것과 연속되어야 할 것을 식별해야 우리 갈 길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역사 속에서 많은 그리스도인이 고민했던 전례의 문제와 성과를 살피고 배우는 동안에 우리의 문제가 좀 더 선명해지고 그 해결의 윤곽도 드러날 것이다.

    "Tradition is living faith of the dead, Traditionalism is dead faith of the living."
    2011년 4월 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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